증언 다시 생각하기

들어가는 말

하나님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인간에게 전달하시기 위해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네 명의 인물을 택하십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 이 네 인물들은 출신, 나이, 직업 등 대부분의 배경이 달랐습니다. 더욱이 목표하고 있는 독자도 전혀 달랐기 때문에 같은 사건을 다루더라도 다르게 이해하고 쓰인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앞선 세 증언들 가운데는 요한의 증언과 대비되는 유사점이 있습니다. 마태, 마가, 누가의 증언은 이스라엘이 로마의 지배 아래 나라를 유지하고 있던 시절에 쓰였고, 비슷한 내용들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갈릴리 사역과,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서의 사역, 그리고 예루살렘 사역,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해서 증언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관점을 보입니다. 그러나 요한은 시기적으로도 로마에 의해 나라가 멸망하여 없어진 후에 쓰였고, 내용적으로도 앞선 세 복음서에 없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소와 절기를 오가며 매우 신학적인 내용을 전달합니다.

중요한 것은 네 증언이 마치 하나의 증언처럼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한다는 점입니다. 한 분 예수님을 소개함에 있어서 네 증언들이 보여주는 다양성은 오히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마태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인들을 향한 선물이었고, 마가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통치자들을 향한 망치였습니다. 누가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이방인들을 향한 빛이었으며, 요한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온 인류를 향한 은혜였습니다. 네 증언들이 하나가 되어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한 완성된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이렇게 유사점과 차이점, 그리고 상호보완성이 얽혀있는 네 증언들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각 증언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자들은 글을 기록할 때 전달하고자 바를 의도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즉 글의 구조를 이해하게 될 때 비로소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 독자들로 하여금 깨닫기를 바라는 바를 분명히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태는 대상이 유대인들이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모세오경, 즉 성경의 첫 5권을 기반하여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역을 다섯 부분으로 증언합니다. 특별히 유대인을 향한 교육적 목적이 있기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묶어서 다섯 설교로 기록합니다. 마가는 당시 권력층인 로마인들을 향해 낮아지는 것이 구원의 길이라는 복음의 충격성을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마가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매우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며, 그 끝에서는 갑작스럽게 결말 없이 충격만 남긴채 글을 끝냅니다. 특별히 마가는 이러한 빠른 전개 속에서도 핵심을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체 글과 각 이야기 모두를 교차 대칭 구조(핵심을 강조하기 위해 전후를 교차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기록하는 형태)로 쓰고 있습니다. 누가는 이방인들에게 빛 되신 예수님을 소개하고자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간이 구원의 빛을 받고 구원의 길로 걸어가는 여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구조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특별히 누가는 구조적으로 책 전체의 중심인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위에서의 사역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데, 이 부분을 교차대칭구조로 기록함으로써 구원의 여정과 구원의 핵심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한은 복음서의 결론이자 복음의 핵심인 은혜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는데, 모든 인류가 그 은혜의 깊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예수님의 생애를 다섯 가지 은혜의 관점으로 전달합니다.

이렇게 각 증언을 이해함에 있어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큰 그림을 이해하고 나면, 그 안에 기록된 세부적인 내용들이 바르게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비로소 성경의 다른 모든 책들이 결국 예수님에 대한 것이며, 예수님의 말씀에 의해서 분명해지고 이해되어져야 함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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